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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2. 중대장이 덮자고 했다.. 7년 만의 양심고백

군사상유가족협회 2022.06.07 19:01 조회 366

* 저희 회원님들중에는 연로하신 분들이 많아서 홈페이지 게시글에 바로가기 링크(영문주소)를 걸어놔도 잘 못보시는 분들이 많아서 보시기 쉽게 신문기사 내용을 올려드렸습니다.  내용 게재에 문제가 있으시다면 댓글로 달아주시면 바로 내리고 삭제조치를 취하겠습니다. *


중대장이 덮자고 했다.. 7년 만의 양심고백



오랜만에 만난 군인 아들은 석 달 전보다 말라 있었습니다. 얼굴은 수척했고, 쓰고 온 모자는 금방이라도 벗겨질 것처럼 헐거워 보였습니다.

어머니는 그런 아들을 걱정했습니다. 무슨 일이 있는 건 아닌지, 밥은 제대로 먹는지 물었습니다. 아들은 괜찮다고 답했습니다.

그리고 이틀 뒤인 2015년 5월 27일, 육군 11사단 소속 고동영 일병은 어머니 곁을 떠났습니다. 스스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3박 4일의 포상휴가가 끝나고, 부대로 복귀하는 길이었습니다.

어머니는 아들이 부대에서 괴롭힘을 당했을 것으로 의심했습니다. 아들이 남긴 유서에 '어리버리해서 욕도 많이 먹었다', '간부의 변덕스러운 성격이 싫다'는 내용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 군 당국 "우울증 때문에 사망했다"

하지만 군은 고 일병의 사망을 우울증 탓으로 결론 내렸습니다. '평소 우울증을 앓고 있던 고 일병이 질책을 들은 뒤 극단적 선택을 했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아들이 속한 부대 간부들은 '꾸중을 한 적은 있지만, 평소에는 잘 해주었다'고 입을 모아 말했습니다. 어머니는 아들의 유서 내용이 마음에 걸렸지만, 가혹 행위를 한 적 없다는 간부들을 믿었습니다.

"수사관들한테 '유서에 이렇게 썼으면 아무래도 뭔가 있는 거 같다. 조사를 좀 해주십시오. 저 도저히 억울해서 안 되겠습니다.' 그렇게 얘기를 했어요. 그러니까 '어머니, 성심성의껏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걱정하지 마십시오.' 이렇게 얘기했거든요. 믿었죠."
- 故 고동영 일병 어머니 이순희 씨

그렇게 만 7년이 다 된 지난 4월, 이순희 씨는 충격적인 제보를 받았습니다. 아들이 사망한 직후, '중대장의 지시로 부대가 조직적으로 고 일병 사망 사건을 은폐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제보자는 고 일병과 같은 부대에서 복무한 예비역 부사관 A 씨. 그는 고 일병 사망 후 부대에서 벌어진 일들을 이 씨에게 모두 털어놓았습니다.


"전화를 딱 받고 난 다음에 제 첫마디가 그랬어요. 왜, 왜 지금 저를 찾으셨냐고. 이 아픔을 내가 끄집어내서 싸워야 하나 이런 마음도 없지 않았고. 그래서 조금 힘들었어요."
- 故 고동영 일병 어머니 이순희 씨

■ "중대장은 은폐 지시, 헌병대는 알고도 묵인"

군인권센터는 어제(7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군이 고 일병 사망 사건을 은폐했다'는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공익제보한 A 씨도 현장에 참석해 당시 부대에서 벌어진 일을 증언했습니다.

A 씨의 증언에 따르면, 고 일병 사망 직후 중대장은 부대 간부들을 소집했습니다. 간부들에게 "죽은 사람은 죽었지만 산 사람은 살아야 한다"고 말하며 "무작위로 헌병대에 지목되어 조사를 받을 텐데 대대 분위기가 안 좋으니 이상한 소리는 하지 말고 모른다고 말해라"라고 지시했다고 합니다. A 씨도 그 자리에 있었습니다.

"(이후 중대장은) 고 일병이 소속된 정비반 간부와 고위 간부들을 빼고 다 퇴장시켰습니다. 그 자리에서는 헌병대 조사 진술방향을 토의했다는 이야기를 나중에 전해 들었습니다."
- 공익제보자 A 씨 /예비역 부사관

제보자는 당시 고 일병이 간부들에게 인권침해를 당했다고도 증언했습니다. 정비반 간부가 고 일병을 '이 새끼', '저 새끼'라고 불렀다고 했습니다.

고 일병이 실수하면 간부들이 심하게 야단쳤고, 전차 안에 들어가 못 나오게 했다는 소문도 돌았다고 했습니다.

"당시 저희 중대에는 간부들 사이에서도 폭언이 있었고, 문제를 내서 맞히지 못하면 몽키스패너로 머리를 툭툭 내리치는 행위가 존재했습니다. 아프지는 않았지만 상당한 모멸감이 들었고, 저도 군 생활이 힘들다고 느꼈습니다."
- 공익제보자 A 씨 /예비역 부사관

군인권센터는 11사단 헌병대가 중대장의 은폐 시도 정황을 파악해 놓고도 덮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고 일병 사망 당시 헌병대가 부대원들에게 받은 설문지를 근거로 제시했습니다.


한 부대원이 "간부들로부터 부대 문제점을 발설하지 말라고 교육받은 사실이 있냐"는 설문지 질문에 "교육받았음"이라고 응답했기 때문입니다. 군인권센터는 '헌병대의 부실 수사'라며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 공소시효 이틀 남기고 기소

A 씨의 공익 제보로 군 검찰은 뒤늦은 수사에 나섰습니다. 그리고 지난달 25일 사건 은폐를 지시한 혐의로 당시 중대장을 기소했습니다. 공소시효 완성을 이틀 남겨둔 시점이었습니다.

고 일병 어머니 이순희 씨는 취재진 앞에서 "더는 중대장에게 속지 않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진실을 말하겠다"고도 했습니다.

"군 사망사고 진상규명위원회 조사에서 그 사람들의 잘잘못이 나온다 하면 민사재판도 할 수 있다고 생각을 해요. 그런 사람들이 다시는 군에 있으면 안 되니까. 우리 아이 같은 아이들이 안 나올 수 있게 경종을 울리고 싶습니다."
- 故 고동영 일병 어머니 이순희 씨

자칫 묻힐 뻔한 진실의 한 조각이 공익 제보로 일부 드러났습니다. 숨겨진 진실이 더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그러나 군 검찰의 수사는 공소시효 만료로 일단 종결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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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KBS 뉴스 22.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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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고시간2022-06-08 16:39

 연합뉴스 하채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