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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 "제대로 수사한 사람 왜 벌 주나", 유가족들이 박대령 응원한 이유

군사상유가족협회 2023.09.05 07:38 조회 264
"제대로 수사한 사람 왜 벌 주나", 유가족들이 박대령 응원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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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출처:  mbc 뉴스  2023. 9. 4


앵커

박정훈 대령이 출석한 법원 앞에는 과거 군 사망 사건으로 소중한 자식들을 떠나 보냈던 다른 유가족들도 모였습니다.

군의 사건 은폐와 '내식구 감싸기'식의 수사 때문에 피눈물을 삼켜야 했던 부모들인데요.

이들이 박정훈 대령을 응원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홍의표 기자가 직접 들어봤습니다.

리포트

박정훈 대령을 응원하기 위해 법원 울타리에 걸린 현수막들.

군 복무 중 숨진 자식을 둔 유가족이 박 대령을 위해 마련한 겁니다.

유가족 앞에 다가간 박정훈 대령은 한 사람 한 사람 손을 잡고 고개를 숙입니다.

먼저 보낸 아들·딸의 명예를 위해 군 수사기관과 싸움을 벌여왔을 유가족들이 한달음에 달려온 이유는 뭘까.

안전장비 하나 없이 물에 들어갔다 숨진 채 상병의 죽음에 화가 끓어올랐다고 말합니다.

[이주완/고 이예람 중사 아버지]
"왜 우리 피 같은 애들을 죽이냐 이 말이야. 매뉴얼 하나 갖추지 않고, 사람을 살릴 수 있는 그런, 군 지휘관들이 그런 거 하나 제대로 만들지 못해 가지고 이렇게 애들을 죽이냐 이 말이야."

[강경화/고 조준우 일병 어머니]
"자식을 잃으면 부모는 쇠망치로 머리를 한 대 맞은 듯한 충격에 선정삼매에 듭니다(경황이 없습니다). 그 사이를 틈타서 사건을 다 덮고…"

제대로 사건을 처리한 사람이 오히려 벌을 받는 현실이 개탄스럽다고도 했습니다.

[김기철/고 김상현 이병 아버지]
"수사하는 사람이 수사를 정직하게, 정확하게 하는 건 그건 당연한 것 아닙니까? 그 당연한 걸 했다고 '항명'으로 처리하면 누가 열심히 합니까?"

딸이 세상을 등지고 나서야, 군의 사건 은폐와 축소를 막기 위해 개정됐던 군사법원법.

'항명'과 '수사 외압' 논란으로 번진 채 상병 사건을 보면, 이조차 지켜지지 않을까 걱정스럽다고 말합니다.

[박순정/고 이예람 중사 어머니]
"법을 바꿨으면 그대로 하면 되는데 왜 이게 우리 예람이 희생이 헛되게 아무런, 아무런 힘이 없게끔 법을 만들어버리는 걸까, 그 생각을 하면 굉장히 마음이 아픕니다."

군 스스로 의혹 없이 진실 규명에 나섰더라면 거리에 나서는 일도 없었을 거라는 유가족들.

이들이 박정훈 대령에게 보내는 응원은 그래서, '믿을 수 있는 수사'를 해달라며 군에게 보내는 외침이자 경고입니다.

[박미숙/고 홍정기 일병 어머니]
"아들 낳아서 군에 보낸 부모들이 더 이상 죄인처럼 그 진실 한 조각 찾겠다고 길바닥으로 내모는 일은, 이제 국가가 종지부를 찍어줘야 되는 시점 아닌가…"

MBC뉴스 홍의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