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4월, 육군 28사단 예하 포병대대에서 복무하던 고(故) 윤승주 일병이 선임병들의 구타와 가혹행위로 사망한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윤 일병은 2013년 말부터 약 4개월간에 걸쳐 지속적인 폭행과 가혹행위에 시달렸다.
주범인 선임병 이씨는 대법원에서 살인 혐의가 인정돼 징역 40년을 선고받았으며, 나머지 공범들은 상해치사죄로 징역 5년에서 7년씩을 확정받았다.
이처럼 형사재판에서 살인의 고의가 인정될 정도로 가혹행위의 정도가 극심했다는 점은 사건의 심각성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개정 국가배상법 적용된 첫 결정, 논란의 '2500만원' 위자료
사건 발생 11년이 지난 2025년 1월 29일, 육군 제5군단 지구배상심의회는 윤 일병 유족의 국가배상 신청에 대해 총 2천500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이 결정은 지난해 말 국회를 통과한 개정 국가배상법이 적용된 첫 사례 중 하나다.
개정 국가배상법은 이중배상금지 원칙의 예외를 인정해, 전사하거나 순직한 군인 등의 유족이 보훈급여금과 별도로 자신의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군은 윤 일병의 순직에 대해 국가의 배상책임이 있음을 인정하고, 이 금액을 고인의 부모와 형제에게 지급하기로 명시했다.
유족의 분노 "단 일곱 글자 '순직' 기재에 사과·반성 없어"
그러나 유족 측은 이 결정에 대해 즉각적인 반발 입장을 표명했다. 핵심적인 반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배상결정서의 불충분한 기재다. 유족 측은 입장문에서 "국가배상결정서는 사고내용을 '군복무 중 순직함'이라고만 단 일곱 글자로 기재했을 뿐, 사과나 반성은 찾아볼 수 없었다"며 분노를 표했다.
국가배상법 시행령은 배상결정서에 '이유'를 기재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본 사건 결정서는 사고의 구체적인 경위, 국가의 배상책임 근거, 위자료 산정의 구체적 이유 등을 전혀 담지 않아 법적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둘째는 위자료 액수의 부당성이다. 유족들은 "올바른 결정 이유와 그에 합당한 위자료를 받기 위해 재심을 신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사 '살인적 가혹행위' 판례와 비교 시 위자료는 '최소 2배 이상' 증액 가능성
법조계는 이번 2,500만원의 위자료 결정이 유사한 군 가혹행위 사망사건의 법원 판례들과 비교할 때 현저히 낮은 수준이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가혹행위의 극심성: 윤 일병 사건은 주범이 살인죄로 징역 40년을 선고받을 정도로 가혹행위의 정도가 매우 극심했다. 유사 사례 중에서도 '로프 고문, 물고문' 등 극심한 가혹행위가 있었던 2024년 서울중앙지법 판례에서 망인 본인에게 1억원, 부모에게 각 3,000만원이 인정된 점을 볼 때, 윤 일병 사건의 위자료는 이와 유사하거나 더 중하게 평가될 수 있다.
적정 위자료 추정: 법조계는 윤 일병 사건의 가혹행위 정도와 국가의 관리·감독 소홀 책임의 중대성을 고려할 때, 망인 본인의 위자료(개정법상 배제되나 비교 기준)를 최소 5,000만원 이상으로 보고, 유족에 대한 위자료는 유사 사례와 형평성을 맞추기 위해 최소 4,000만원에서 6,600만원 이상이 적정할 것으로 분석한다. 현 2,500만원은 이 추정액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재심 청구의 쟁점: 위자료 증액과 '진정한 사과' 요구
유족들이 재심을 청구할 경우,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다.
위자료 증액의 정당성: 주범의 살인죄 확정 사실, 4개월간의 지속적인 가혹행위, 국가의 중대한 관리·감독 소홀 책임 등 사안의 특수성을 강조하며 위자료 증액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배상결정서의 보완: 국가배상법 시행령이 요구하는 구체적인 '이유' 기재를 충실히 하고, 국가의 책임에 대한 명확한 인정과 사과, 재발방지 대책을 포함하도록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육군 측은 "유족이 재심 청구를 할 경우 국방부에서 관련 절차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혀, 향후 국방부 본부배상심의회의 재심 절차를 통해 위자료 액수와 배상 결정서의 내용이 재검토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재심 청구는 개정 국가배상법의 취지를 살려 순직 군인 유족의 정신적 고통에 대한 실질적 배상 기준을 확립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전망이다.
출처: 로톡뉴스 (25.10.17.)
https://lawtalknews.co.kr/article/IOPDO48XE70V